공급망 리스크 설문에는 가끔 믿기 어려운 숫자가 나옵니다. 글로벌 리스크 관리 업체 Sphera가 미국·영국·독일·캐나다의 최고구매책임자(CPO)와 최고공급망책임자(CSCO)에게 물었어요. 응답자 전원이 협력사의 재무 위기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지난 12개월 사이 재무적·운영적 손실을 입었다는 응답은 73%였어요.
손실이 전혀 없었다는 쪽은 소수에 그쳤습니다.

자신감의 내용물을 뜯어보면
100%라는 숫자는 속을 들여다보면 조금 달라집니다. ‘완전히 자신 있다’를 고른 사람은 절반이었고, 나머지는 ‘어느 정도 자신 있다’였어요. 손실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손실 응답 안에서도 큰 타격은 소수이고 경미한 손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래도 방향은 분명하죠. 확신은 점검 대상이지 결과가 아닙니다. 감지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과 실제로 막아낸 사람은 겹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Sphera 측 임원도 이사회와 CFO가 공급망 판단을 정기적으로 되묻는다고 설명하며, 확신보다 근거가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현장에서 자주 보이는 장면은 이런 쪽이에요. 협력사 관리 항목에 ‘신용등급 B 이상’과 ‘연 1회 재무제표 수령’이 적혀 있고, 담당자는 서류가 들어온 것을 확인한 뒤 체크 표시를 합니다. 평가 시점의 재무 상태는 기록돼요.
다음 평가까지 열두 달 동안 벌어지는 일은 비어 있습니다.
신호는 장부보다 먼저 물류 창구에 도착한다
재무제표는 분기가 닫힌 뒤에야 나옵니다.
반면 자금이 마르는 협력사는 그 전에 행동이 바뀌죠. 납기 확답이 늦어지고, 주문 한 건을 나눠서 보내고, 결제 조건이나 단가 조정 요청이 갑자기 잦아집니다. 원자재 구매처에서 선수금을 요구하기 시작하면 이쪽에도 그 부담이 넘어옵니다. 장부에 숫자가 찍히기 한참 전부터 신호는 나와 있는 셈이에요.
이런 신호는 대개 구매 담당자, 물류 담당자, 품질 담당자에게 흩어져서 도착합니다. 각자는 ‘요즘 좀 느리네’ 정도로 넘기고, 세 건이 한 업체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아무도 한 화면에서 보지 못해요. 조사에서 가시성의 최대 걸림돌로 꼽힌 것도 도구 부족이 아니었습니다. 정확하고 최신인 데이터가 없다는 응답이 44.5%로 가장 높았고, 협력사가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어요.

1차 협력사는 멀쩡한데 라인이 서는 이유
또 하나 자주 나오는 장면이 하위 공급망입니다. 계약서에 이름이 있는 1차 업체의 재무는 양호한데, 그 업체에 부품을 대는 2차 업체가 무너지면서 납품이 끊기는 경우죠. 이 조사에서도 2차 이하 협력사의 데이터 품질이 주요 과제로 올라왔습니다. 통계가 말해 주는 약점이 바로 이 구간이에요.
모든 하위 업체를 추적할 수는 없어요. 인력도, 협력사의 협조도 거기까지는 닿지 않으니까요. 다만 핵심 품목 몇 개에 한해 2차 공급처 이름과 소재지만 받아 두어도, 위기가 터졌을 때 전화를 거는 대상이 생깁니다. 보이지 않는 곳을 완벽히 보려 하기보다 어디가 안 보이는지를 목록으로 남겨 두는 편이 현실적인 출발점입니다.
제언
먼저 지표의 종류를 바꿔 보세요. 연 1회 재무제표는 유지하세요. 여기에 납기 준수율 추이, 분할 납품 비율, 단가·결제 조건 변경 요청 건수 같은 운영 신호를 월 단위로 한 장에 모읍니다. 대상은 매출이 큰 순서보다 ‘이 업체가 멈추면 대체까지 몇 주가 걸리는가’ 기준으로 고른 소수 업체면 충분해요. 담당 부서 세 곳의 메모를 한 시트에서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사각지대가 드러납니다.
경보가 울린 뒤의 행동은 권한과 함께 미리 적어 두세요. 2차 소싱 착수, 선급금 조건 조정, 안전재고 선확보 가운데 무엇을 누가 승인하는지 정해 놓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신호를 알아챈 뒤에도 결재선을 도는 데 시간이 갑니다. 같은 조사에서 사전 검토에 하루에서 일주일이 걸린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어요. 사고가 난 뒤 대응은 평균 하루 안쪽으로 보고되었고요. 평소 속도와 위기 때 속도가 이만큼 다르면, 차이를 줄이는 장치는 사전 합의뿐입니다. 공급망 리스크 전반의 사례는 공급망 RISK 카테고리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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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Sphera, The Confidence Paradox in supply chain risk
– Supply Chain Digital, How Prepared are Leaders for Supply Chain Risk in 2026?
– 트레드링스, 2026 공급망 리스크 전망과 SCM 관리 전략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이 목적이며 법률·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인용한 설문 수치는 조사 기관의 발표 기준이므로 원문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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